죽을 뻔 했다. 산삼 씨를 심다가 약초로 보이는 줄기의 뿌리를 캐봤다. 뿌리를 캐고 보니 녀석의 눈매가 여간 사납지 않다. 보고 있다가 무슨 맛일까 싶어서 반을 물고는 '으적' 씹었다. 산에서 만나는 이상한 풀이나 뿌리는 이렇게 씹어서 기억을 한다. 그렇게 그날도 처음본 뿌리의 맛을 보고 기억코자.. 농사일기 2011.12.31
하, 어쩐다. 산삼 씨 심는 일, 겨우 하루했는데 하늘 눈치만 본다. 비 온 다음 날 거창읍에서 일꾼 셋을 태우고 산삼 밭가는 길목 마을로 갔다. 마을 할머니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대문간에 모여 계신다. “산엔 못가지 싶소만......” “거러엄, 다른 할머니가 거드신다. “여긴 눈 한 번 오면 .. 농사일기 2011.12.03
올 고추 농사, 한숨으로 접다. 이랬던 고추가 탄저가 들어 올 고추 농사 접기로 했습니다. 탄저병을 잡을 때를 놓치고 말았지요. 비가 연일 오는 바람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손을 놓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고추는 우리 동네서도 인기랍니다. 딱 한 가지. 어머니는 고추를 따오시면 깨끗한 수건 몇 장을 꺼내십니다. 그리고 따온 .. 농사일기 2011.08.25
범인을 잡다. 일주일 전부터 콩잎 갉아먹는 풍뎅이를 일일이 잡았습니다. 새벽에 이 녀석들을 체포하러 가는데, 그 까닭은 이 녀석들의 활동이 새벽에는 굼떠서 잡기가 쉽다더군요. 인석들은 손기척을 잘 느끼는데, 잡으려고 하면 다리를 말고 ‘툭’ 떨어집니다. 직업정신, 근성 뭐 이런 것들을 동원하여 콩대를 .. 농사일기 2011.08.18
새들과 전쟁 잦은 비에다 태풍 영향으로 여러 작물들이 쓰려져 있는 것 보는 일도 가슴 터질 일인데, 수수밭에 새떼가 몰려들어 보란듯이 수수를 까먹어대니. 이 녀석들은 삿대질이나 고함을 쳐도 뉘집 개 짓냐는듯 후르륵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 앉습니다. 할 수 없이 양파망으로 수수 열매를 적극적으로 보호하.. 농사일기 201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