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기

새들과 전쟁

아림신 2011. 8. 11. 12:52

잦은 비에다 태풍 영향으로 여러 작물들이 쓰려져 있는 것 보는 일도 가슴 터질 일인데,

수수밭에 새떼가 몰려들어 보란듯이 수수를 까먹어대니.

이 녀석들은 삿대질이나 고함을 쳐도 뉘집 개 짓냐는듯

후르륵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 앉습니다.

할 수 없이 양파망으로  수수 열매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새들이 까 먹고 버린 껍질들.

이거 보고 있으면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큰 돈 되는 농사는 아니지만 다 된 농사를 망치니 말이지요.

 

어머님과 함께 비 오면 집으로 왔다가 날 들면 다시 가서 씌웠는데 꼬박 하루 걸렸습니다.

뒷밭에도 또 이런 일을 해야 합니다.

 

 

여러 녀석들을 함께 묶다보니 무게가 많이 나가는 바람에 많이 쳐집니다.

비바람 심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됩니다.

이래도 각정 저래도 걱정 농삿일 쉽지 않군요.

하나씩 싸면 되지 하실 지 모르나 수수 개수대로 싸려면 음, 그냥 걱정하는 게 낳을 듯합니다.

 

 

이 녀석은 피마자(아주까리)입니다.

귀농한 작년에 많이 심었었는데 잎을 다거 건채 만든 것 못 팔았습니다.

아는 사람 여기저기 나눠주고 말았습니다.

아주까리 잎 수확도 생육 상태와 재배면적을 따져서 주기적으로 잎을 따야 연한 잎을 골고루 딸 수 있는데,

경험 부족에다,

여럿이 도와 준다고 크거나 작거나 오래 된 잎이거나 적당한 잎 구분 않고 땄지요.

마당에 솥을 걸어 놓고 삶아 말리 꽤 많은 양의 건채를 만들었는데.

질긴 잎들이 많이 섞이는 바람에 결국 파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한 해 농사 짓고 말 것이면 몰라도 신용 세상인데 욕 먹을 수는 없다는 가족들의 만장일치 의견대로 모두 나눠주었습니다.

올 해는 일정 주기에 맞춰 앞을 따고 있습니다.

크기와 무르기가 비슷한 녀석들로.

그리고 잎을 수확하고 나면 씨앗을 땁니다.

그리고 기름을 짜서 팝니다.

아직도 다 팔지 못하고 있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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